[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에게는 하반기 플랜트 수익성 회복과 GS이니마 매각이 GS건설 실적 개선과 재무 건전성 회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상반기 주택사업으로 실적 방어, 허윤홍 하반기 승부처 '플랜트·자회사 매각'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에 플랜트 및 자회사 매각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GS건설이 1분기와 다르게 2분기에는 영업이익을 확대한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건설의 2분기 실적 시장기대치(컨센서스)는 연결기준 매출 3조2470억 원, 영업이익 1065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 줄지만 영업이익은 14.0% 늘어난 것이다.

건설업 불황 속에서 허 사장이 GS건설 경영 전략을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한 데 영향을 받아 매출 감소는 예상됐던 상황이다, GS건설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를 12조6천억 원으로 설정했는데 지난해 12조8638억 원보다 낮춰 잡은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의 아쉬움을 털고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앞서 1분기 GS건설은 1년 전보다 0.2% 줄어든 영업이익 704억 원을 거뒀다.

상반기 GS건설 실적을 분석해보면 특히 영업이익 측면에서 허 사장의 믿을 구석은 주택사업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1분기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프로젝트(도급액 1조7010억 원)’, ‘동북아LNG허브터미널(5879억 원)’, ‘LG화학 오로라 프로젝트(7350억 원)’ 등 지난해 수주한 대형 현장에서 초기 원가율을 100%로 관리하는 구조 탓에 플랜트 부문에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1분기 GS건설 플랜트 부문 원가율은 직전분기보다 10%포인트 가까이 97.6%에 이르렀다.

다만 주택 부문에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305억 원의 도급증액분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플랜트 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2분기 실적 개선도 주택 부문 공사비 증액 덕분에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2분기 지분 75%를 들고 있는 해외 모듈러 자회사 엘리먼츠유럽을 청산하기로 결정하면서 남은 공사 관련 손실이 1천억 원가량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경기 광명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등 2곳의 주택 현장에서 진행한 1300억 원 규모의 도급증액 계약이 모듈러 신사업 손실을 메운 것으로 추정된다.

GS건설은 최근 10년 동안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게 급증했다.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불안요소로 꼽히지만 공사비 안정화 추세,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에 힘입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만큼 큰 폭의 전체 영업이익을 늘릴 핵심 원천인 셈이다.

연결기준으로 GS건설 전체 매출에서 건축·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만 해도 29.6%에 머물렀으나 2024년 73.9%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도시정비사업과 서울 및 수도권 위주의 사업장 비중이 높다는 점은 경기 변동에도 대응할 수 있는 힘으로 꼽힌다.

GS건설의 1분기 말 주택 수주잔고 32조346억 원 가운데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수도권이 54.2%, 유형별로 보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73.6%를 차지하고 있다.

허 사장은 공급과 신규수주 측면에서도 향후 GS건설 주택사업 실적 기반을 착실히 다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최근 2년 동안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도 업계에서 손꼽히는 3만8천 세대가량의 주택을 분양했다.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도 4조1522억 원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성과(3조1097억 원)를 넘어섰다.

다만 허 사장은 주택사업 밖에서는 하반기 굵직한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플랜트 부문의 수익성 정상화가 실적 반등에 힘을 실어줄 열쇠로 꼽힌다.

허 사장은 그간 국제유가 하락 및 에너지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국내 사업에 집중해온 GS건설 플랜트 부문에서 지난해 4월 사우디 파딜리 프로젝트 수주를 기점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GS건설의 연간 플랜트 부문 매출은 2021년 1조2997억 원 이후 1조 원 밑으로 내려왔고 2024년에는 425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진행되면서 다시 1조3천억 원 이상의 외형 회복이 점쳐진다.
 
GS건설 상반기 주택사업으로 실적 방어, 허윤홍 하반기 승부처 '플랜트·자회사 매각'

▲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 GS건설 >


증권업계에서는 GS건설이 하반기 사우디 파딜리 프로젝트 등 대형 플랜트 현장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실제 실행예산을 확정하면 플랜트 부문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시점이 빨라질수록 영업이익 개선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하반기 주요 플랜트 현장들의 실행원가 반영이 이뤄지면 정상적으로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허 사장이 하반기 풀어야 할 현안으로는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매각도 놓여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초부터 GS이니마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대 2조 원가량으로 평가받는 GS이니마 지분 100% 전부를 대상으로 한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타카(TAQA)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낮아진 재무 건전성을 단숨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GS이니마 매각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 완료가 꽤나 길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까지 1조 원 안팎을 유지한 GS건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3조7841억 원까지 불어났다. 이 기간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19.3%에서 256.0%로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GS건설을 놓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GS이니마 지분 매각이 실현되면 유동성 및 자본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비우호적 대외환경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회복이나 자산 매각 등이 당초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