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고 상장에 성공하면서 최 사장의 연임은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

올해 최 사장에게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에어서울이 가세하면서 올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진에어와 에어서울, 대형항공사 등에 업고 제주항공 추격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이 28일 열린 제주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2018년까지 제주항공을 이끌게 됐다.

  최규남 사장 3연임, 제주항공 새 경쟁 직면  
▲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
최 사장은 2012년 8월 제주항공에 영입돼 5년째 제주항공을 이끌고 있다. 2005년 제주항공이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제주항공 역사의 절반 가까이 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올해 제주항공의 저비용항공사 1위 자리를 굳건히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이 9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을 모기업으로 둔 만큼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보다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의 추격도 거세다.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진에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제주항공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진에어는 국제선을 중심으로 수송객을 늘리고 있다. 진에어는 1월 국제선 승객수에서 제주항공을 앞질렀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장거리 노선인 하와이 노선에 취항했다. 이 노선은 탑승률 80% 이상을 유지하며 진에어의 국제선 여객수 증가를 이끌고 있다.

최 사장은 제주항공의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도 해소해야 한다.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에서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의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기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35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 지난해 제주항공 상장과 최대 실적 이끌어

최 사장은 2014년에 이어 올해도 연임에 성공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제주항공이 상장하는 과정에서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규남 사장 3연임, 제주항공 새 경쟁 직면  
▲ (왼쪽부터)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부사장, 김진규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이 2015년 11월 제주항공의 유가증권 상장 기념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상장했다. 상장으로 현금성 자산이 늘면서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점도 최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이유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사전기내식 주문제도, 옆좌석 판매, 사전좌석 구매 등 부가서비스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씨티은행 출신으로 주로 금융권에 몸담아 왔다.

최 사장이 2012년 처음 제주항공으로 왔을 때만 해도 항공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최 사장이 금융권에 몸담은 경험을 살려 제주항공의 원가절감과 매출 다변화를 이뤄내면서 이런 우려는 사라졌다.

제주항공은 안용찬 부회장과 최규남 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안 부회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최 사장이 실무를 맡는 방식이다. 두 사람이 시너지를 내면서 제주항공의 높은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